석장리 유적은 덕산면 기전리, 석장리 구산리 등 인접된 세 개의 마을에 걸쳐 있는 해발 약100m의 야산에서 북쪽으로 뻗어내린 완만한 구릉지의 서쪽 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유적지의 동서 양쪽에는 같은 줄기의 완만한 구릉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이들 능선과 능선사이의 골짜기는 계단식 논이 형성되어 있고, 유적이 있는 능선의 사면은 모두 밭으로 경작되고 있다. 석장리 유적은 우리 나라에서는 최초로 고대 제철로의 실례가 확인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원삼국 시대 또는 삼국시대의 많은 유적에서 다량의 철기들이 발견되어 왔으나 이것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철소재에 의해 제작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따라서 석장리의 유적발견은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요컨대 우리는 적어도 한 군데 백제지역의 철생산지역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여기에서 생산된 철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농구구, 무기 등을 제작하였던 것이다.

주변에는 만은 철제등이 존재하고 있어 대규모의 철을 생산하던 지역으로 추측할 수 있다. 석장리 유적은 중원지역이 삼국의 각축장이 되었던 이유의 하나도 바로 이러한 철 생산의 거점을 확보하려는데서 찾을 수 있다.

제철원료의 면에서는 철광석과 함께 사철이 출토되어 사철 및 철광석이 모두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석장리 유저의 중요한 성과는 바로 이 사철제련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고대 중국에서의 사철제련(沙鐵製鍊)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일본의 경우에는 사철제련이 많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그 제철로의 실례는 모두 6세기 후반 이후로써 석장리 유적과는 시기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써는 석장리의 제련로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최고의 사철제련로의 실례라 할 수 있다.

이 유적의 연대는 4-1호, 4-2호로의 주변에서 출토되는 토기로 보아 인근지역인 진천산수리, 삼룡리 요지 출토유물과는 어느 정도로 평행한 시기로 대체로 3세기말에서 4세기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를 통하여 나타난 다량의 철재와 노벽면, 철광석, 사철 등에 대한 과학적 성분 분석 등의 결과에 따라 노의 성격과 그에 따른 철생산 공정파악 등 보다 정확한 성격이 밝혀질 것이다.

석장리 유적은 한국 고대 제철사 연구, 특히 삼국시대 초기 백제지역의 철생산 관계를 밝히는데 획기적인 자료로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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