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티는 백곡면 양백리에서 경기도 안성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다. 배티에 천주교인이 모여든 것은 순조 27(1827)년 정해박해 후인 1830년 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 1932는에 편찬된 상산지에서도 근 백여년 전에 천주교가 들어와서 신자가 수 백명에 달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배티 마을은 삼박골, 정삼이골, 절골, 용진공, 발래기, 통점, 동골, 새울, 은골, 모니소골, 지구머리, 지장골, 굴티에서 교우촌을 이루며 살아갔다. 특히 등골은 최양업 신부가 머물며 전도하던 곳이라 한다. 최신부는 1836년 김대건신부와 함께 중국인 유방제 신부를 따라 마카오에 유학하여 신부가 되어 귀국하여 전국을 무대로 전교 활동을 펼쳤고, 심지어는 한달 동안 나흘밤 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하였다 하며, 보통 하루에 80리에서 100리를 걸었다고 한다.

교도들은 옹기를 구어 생업을 삼으면서 장사길에 전도 활동을 하다가 모두 순교한 곳이다. 고종 3(1866)년 병인박해로 순교한 17 ～ 18기의 무덤이 흩어져 있으며, 옹기를 굽던 점(店)의 유적도 남아 있다.

1985년부터 도로가 확장되었고, 성모마리아상과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고행하는 14장면 및 순교 현양비와 수녀가 기거하는 현대식 건물이 있고,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성지이다.

▣ 유래 및 설화 

배티성지는 많은 순교자의 순교정신을 기리고 기도하는 장소나 피정의 집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십자가와 묵주만이 남아있다.

조선 영조때에 각 파의 당파 싸움에서 소론이 실각되자 이인좌는 불평불만 세력을 끌어 모았다. 이렇게 모인 반란군을 이끌고 28년 3월 청주에 잠입하여 충청도 병마절도사를 살해하고 진천 백곡을 지날 때 이 마을의 팔십 노인 이순곤이 마을사람들을 모아 대항하니 반란군들은 패할 수밖에 없었다. 싸움에 패한 이들은 다시 안성을 향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던 중 결국은 오명황이 이끄는 관군에게 진압되고 말았다.

그 후 이곳을 반란군이 패하였다 하여 패티라 불리우다가 지금은 이티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청주에서 진천을 거쳐 백곡 저수지를 지나 8km정도가면 양백리가 나타나는데 배티마을을 지나쳐 고개를 오르다가 (무명의 숨은 꽃)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이름없는 순교자9인의 묘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묘지는 배티지역에서 생활하던 신자들이 포졸들에게 잡혀 고개를 넘어가던 중 집단 순교해 묻혀 있는 곳으로 현재는 십자가와 묵주만이 걸려 있을 뿐이다.

원래 이 지역의 행정명칭은 양백리 이티였지만 지금은 배티마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배티라는 지명은 동네 어귀에 돌배나무가 많은 배나무고개라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병인박해(1866년) 이후 배티와 소학동 일대의 신자촌은 많은 순교자를 내고 일시적으로 와해됐고 신자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지금은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면서 여러 골짜기의 신촌은 없어지고 백곡공소와 함께 배티성지 너머 잿님골에서 순교한 밀양 박씨 발라바와 시누이 남원 윤씨의 묘가 안장돼 있다.

▣ 찾아가는 길